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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법

피임의 목적

건강한 남녀의 성관계는 임신과 직결된다. 임신은 인간의 생명과 관계되는 일이므로, 언제 아기를 갖고 몇 명의 아기를 낳을 것인가 하는 계획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신과 출산은 부모와 아기 모두에게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임신이외의 목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경우는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

피임방법을 선택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 첫째, 피임 방법은 효과가 확실해야 한다.
  • 둘째, 그에 따른 부작용과 합병증이 없어야 한다.
  • 셋째,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 넷째, 임신을 원할 때는 즉시 임신 가능한 상태로 복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위에서 설명한 조건들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피임방법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피임방법 중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자연적인 가족계획

여성이 자신의 임신이 가능한 시기를 알아내서 임신을 피할 수 있으며, 일부 불임일 경우 계획해서 임신을 할 수도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족계획방법 중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며, 효과가 매우 높으며, 의학적 피해나 부작용도 없다. 무엇보다 자연적인 피임방법은 기구나 약물을 쓰지 않고, 터울을 조절할 수 있으며 부부가 미래에도 임신을 원할 때 임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해준다.

부부가 스스로 절제 있는 성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성생활이 어려울 때 즉, 부부 중 한편이 출장을 간다든지 , 매우 아플 경우에는 금욕하는 것이 훨씬 당연하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긴 하지만 매우 자연스런 일이며, 인간으로써 가장 아름답고 인간다운 삶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자연 피임법

가임 여성의 70% 이상이 피임을 하는데도 연간 150만 건 이상의 인공유산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공유산을 한 여성의 50% 이상이 피임에 실패했다는 통계를 보면 올바른 피임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가를 알 수 있다. 올바른 피임법을 선택하여 확실한 피임이 이루어지면 인공유산을 최소한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피임에는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과 먹는 방법이 있다. 도구는 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성교 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콘돔과 자궁에 장착하는 도구이다. 도구는 많이 사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남녀 모두 그 사용을 꺼림칙하게 생각한다. 사정하기 전에 남성에게 씌워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사랑의 느낌이 반감되게 마련이다. 여성 쪽에서 생각해 보면 자기 몸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이 싫은 것이다.

먹는 약은 배란을 억제하는 약으로써 가임기(임신이 가능한 시기) 동안 계속 먹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월경을 시작한 지 5일째 되는 날부터 한 20일 간을 계속 먹어야 한다. 복용을 중지하고 2~3일 뒤면 다음 월경이 시작된다. 오래 복용하여 몸이 약에 적응되면 약을 중지하자마자 곧바로 임신이 되는 경우가 있어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오래 복용하면 기미가 낀다는 속설이 있고 호르몬제라서 자궁암이나 유방암에 대한 위험성이 따라다닌다.

이밖에 여러 가지 피임법이 이용되고 있다. 그 기술과 방법이 날로 새로워지며 그 부작용을 줄여 가고 있긴 하지만 불편함이 꼭 따른다.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들이는 시간과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카톨릭과 일부 종교에서는 도구나 약을 사용하여 피임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건 신이 주신 자연적인 현상을 거역하는 행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 또는 배우자를 생식 불능자로 만들어 생명 전달의 능력을 제거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소명과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동시에 자기의 육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번거로움도 없고 돈도 안 들고 조금만 신경을 써 익숙해지면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피임법이 있는데 그것에 관심을 기울여 볼 생각을 하지 않는지 안타깝다. 난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그건 다름 아닌 자연피임법이다. 자연피임법은 신의 섭리에 따르는 행위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행위이기에 숭고한 정신이 깃들여 있다고 본다. 자유는 자연과 사촌지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자연적인 현상에 순응하면 자유를 맛보는 기쁨이 따르고 그로 인해 아주 편안하다. 나도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깨닫게 되고 신의 사랑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보다 좋은 곳으로 안내하려고 하는 것이다.

☞ 콘돔

남성들이 사용하는 피임법 중 가장 흔히 사용되며 아주 얇고 질긴 라덱스 고무로 만들어졌다. 콘돔은 쉽게 구할 수 있으며(약국, 편의점 등)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이도 사용할 수 있으며 피임은 물론 성병도 예방할 수 있다. 사용법으로는 성교 직전에 음경에 덮어씌운다. 착용하기 전에 콘돔 끝에 작은 주머니 부분에 공기가 들어가면 성교 중에 이 부분이 압력을 받게 되어 찢어질 확률이 높아지고 공기 압력에 의해 정액이 콘돔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먹는 피임약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면 난소에서 난자가 나오지 않게 되어 피임이 된다. 먹는 피임약은 사용하기에 간편하고 의사나 약사의 지시대로 복용하면 피임의 효과도 확실하지만 두통, 메스꺼움, 비만, 심근경색증, 자궁경부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 페미돔

여성의 질 내부를 감싸줌으로써 여성 스스로가 임신과 성병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부드러운 폴리우레탄 재료로 콘돔과 길이는 같지만 폭은 조금 넓다. 실리쿤 윤활제가 한 겹 싸여있고 양 끝에는 유연한 고리가 달려 있다. 반경이 좁은 안쪽의 고리는 삽입이 쉽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바깥쪽의 큰 고리는 성교 중 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페미돔은 콘돔처럼 남성의 발기가 필요하지 않아 성관계 전에 삽입하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다.

점액관찰법

배란이 있기 며칠 전에는 점액이 흘러나와 축축한 느낌이 든다. 점액 배출 시기는 정자가 여성의 자궁 속으로 쉽게 올라가 난자와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한 준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점액의 분비는 곧 배란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이다. 이때 성 관계를 가지면 임신이 쉽게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이때 성 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 피임인 것이다.

점액을 잘 관찰하면 네 가지의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끈끈하고 혼탁한 분비물이 나오고, 다음에는 달걀흰자처럼 맑고 투명하고 길게 늘어지는 분비물이 나오다 마지막엔 다시 덩어리지는 점액으로 변한다. 그러다가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건조기가 시작된다. 맑고 투명한 점액이 나올 때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때 욕망을 느껴 꼭 관계를 갖고 싶다면 그걸 참는 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성욕을 다른 것으로 대리 충족시킬 수 있는 이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친다든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숙제를 봐 준다든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면 묘하게도 그 욕망은 시들고 만다.

피임이 필요한 나이면 대개는 30대일 것이고 그때면 학부형이기 쉬우니 얼마든지 그걸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관심거리를 찾아 성욕을 눌러야 한다. 발정기가 아닌 때에 성욕을 느끼는 건 인간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동물들의 성욕은 발정기 때 느끼며, 종족 보존을 위한 본능 욕구인 것이다. 그래서 고등동물인지도 모른다. 후손을 위한 본능이 아니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교감을 가질 수 있는 도구이니 얼마나 좋은가. 다만 서로 절제하고 폭력적인 요소가 없는 인간적인 관계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여기서 꼭 알아두어야 할 상식이 있다. 정자는 배출된 후 대개 3~5일 간 생존한다. 반면에 난자는 배란 후 하루 정도 산다. 따라서 임신이 가능한 시기는 정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배란 3~5일 전부터 배란이 끝난 하루 뒤까지가 된다. 그러니까 배란이 끝난 하루 뒤라도 그때까지 난자가 살아 있을 수 있으므로 배란 후 3일까지 주의하여야 한다. 배란이 끝나면 다시 건조한 날이 계속되는데 이때는 임신이 안 된다. 그리고 월경이 끝나고 2~3일 후에도 자궁 입구가 건조해지는데 이 기간 역시 불임기인 것이다.

이처럼 점액을 잘 관찰하면 피임도구 없이도 피임을 할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점액 관찰법이다. 이 방법의 성공률은 95% 이상이며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점액의 상태는 눈으로 보아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맹인부부들도 이 방법을 사용하여 피임에 성공한 예가 많다고 한다. 분비물을 손으로 만져 그 끈끈한 정도를 안다든 지 축축한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단, 각자 월경 주기와 배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건조한 기간과 점액이 나오는 기간이 동일하지 않다. 배란기가 끝나고 다음 월경이 시작되는 시기는 대체로 2주일 정도이다. 그건 월경 주기가 짧은 사람이나 긴 사람이나 같다. 월경 주기가 짧은 사람은 월경이 끝난 후부터 배란기가 시작되는 기간이 짧은 것이고, 월경 주기가 긴 사람은 이 기간이 긴 것이다. 그러니까 우선 이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월경 주기와 점액을 미리 잘 관찰해 두어야 한다.

그걸 잘 해 두면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현상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알맞고도 정확한 성교육을 할 수 있게 돼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몸의 신비한 현상을 알게 되면 생명의 고귀함은 저절로 깨닫게 된다. 아울러 성교에서 느끼는 느낌도 아주 특이하다. 조금 귀찮다고 해서, 시간을 들여 관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해서 점액 관찰법을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린 우리의 아이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이렇게 충고하기를 잘한다. "어려운 일이기에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니? 어려움을 잘 이겨내면 그 이상의 기쁨과 보람을 누릴 수가 있단다." 이것이 자연피임법이 번거로워 피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이다. 우린 너무 쉬운 길만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생명경시 현상이 만연하고, 3D 기피 현상이 오고, 그것이 자식들에게 스며들어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 심각한 것을 피하고 쉽게만 살려고 하는 것이다. 또 그래서 자연피임법보다는 단 한 번으로 끝냈어, 하는 불임수술을 선호하는 것이다. 좀더 인간적이기 위해서는 다소 번거롭고 어려움이 뒤따르더라도 그걸 극복해 보자.

어려움을 겪은 후에 성숙한 사람의 향기 나는 인품이 부러운 적이 없는가. 인생의 가치는 어려움을 이겨 낸 후에 더욱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점액 관찰법의 집안에는 그런 인품의 향기가 진동한다. 피임법 중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은 점액 관찰법이다. 종교단체에서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가장 많이 홍보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 가서 그 방법을 강의한 사람의 말로는 점액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그네들에게도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그것이 임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한다. 우리나라 여성 중에도 많은 수의 여성들이 점액과 배란과 임신 가능성이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점액 관찰을 좀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록표를 작성해야 한다. 행동과 말을 조심하는 것이 남에 대한 예의라면 자신의 생리를 잘 관찰하여 정확히 아는 것이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우린 각자 그 예의를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잠깐 점액 관찰 기록표를 작성하는 법을 소개하겠다. 월경 주기가 28일인 여성의 점액을 관찰한다고 치자. 늘 건조하여 점액이 없는 여성은 대개가 임신이 잘 안 되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건조하다 하더라도 약간의 점액이 흐르는 날이 있으므로 점액이 있는 날과 점액이 끝나고 한 3~4일 간 부부관계를 갖지 않으면 된다. 다음으로 건조한 날이 거의 없는 경우를 말해 보겠다. 점액이 매일 분비되지만 그 상태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만약 그 상태에 변함이 없다면 변함이 없는 시기가 임신이 안 되는 때이고, 맑고 미끄러운 점액으로 변하면 그때가 가임기인 것이다. 맑고 미끄러운 점액이 분비되는 때와 다시 끈끈한 점액으로 변하기 시작한 때부터 4일 후까지 부부관계를 갖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수유기에는 배란이 안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젖을 먹이는 동안에도 배란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분만 후 약 3주 후부터 점액을 관찰하며 주의해야 한다. 특수한 상태에서라도 점액이 나타나면 배란이 되지 않더라도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므로 일단 건조해질 때까지 금욕을 하는 것이 좋다.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던 피임약을 중단한 경우에 배란이 되면서도 점액이 안 보일 때가 있으므로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은 피임약을 끊은 후 3개월이 지나야 정상주기로 되돌아와 점액이 보이기 시작하므로 점액이 나타날 때까지 금욕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삶에 있어 인내보다 더한 거름이 어디 있겠는가. 약간의 어려움만 견디면 어려움 이상의 기쁨을 주는 것이 하느님의 아량이다. 불편하다고 해서 미련 없이 인공피임을 하면 욕구를 느낄 때마다 성행위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남자는 여자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전혀 무시한 채 아내를 정욕의 도구로 삼게 된다.

부부에게는 존경심과 사랑함이 필수이다. 자제를 잃은 성행위에 익숙한 부부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을 때인 것이다. 성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경우에는 밖에서 채우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성에 대한 자제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권태와 싫증을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예의를 지킴으로써 갖게 되는 거리감을 두지 않을 때인 것이다. 그 거리감을 어떤 사람은 사랑의 부족함으로 인식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사랑할수록 또 가까운 사이일수록 어느 정도의 거리는 두고 있어야 한다.

기초체온 관찰법

여자의 몸은 매월 월경과 배란을 일정한 주기로 반복하고 있다. 배란기가 되면 체온이 높아지는데 기초 체온 관찰법이란 자신의 기초체온을 체크하여 배란기를 아는 방법이다. 이때 체온계를 진짜 물리적인 체온계를 사용하느냐, 사랑의 체온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낭만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침마다 체온을 체크하여 다른 날보다 고온이 되면 넉넉하게 5~6일 간 금욕을 하면 된다. 이때 고온이라 함은 정상 체온인 36.5°에 서 약간 높은 36.6°내지 36.7°정도이다.

물론 처음에는 정확한 주기를 관찰하고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서 체온계를 사용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체온계가 없어도 그걸 알 수 있다. 그건 남편이 아내를 살짝 안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살짝 안는 것만으로도 다른 때보다도 다소 높아진 아내의 체온을 느끼는 것이다. 추운 겨울이라면 남편은 따끈한 아내의 몸을 꽉 끌어안는다. 그럼으로써 남편의 몸도 따뜻해질 것이다. 그런 사랑의 느낌은 육체적인 사랑만 나눌 때는 도저히 만나볼 수 없는 기쁨이다.

자연피임법에 익숙해지려면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아, 오늘은 금욕을 해야 하는 날이로구나. 그렇게 절제를 배움으로써 새로운 부부 사랑에 눈을 뜨고 그럼으로써 서로 더 아껴 주게 된다. 금욕을 한다는 자체가 혹시 실수로 임신을 할지도 모를 위험을 피해 가는 길이고, 아내의 몸을 아껴 주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주기법에 익숙해지면 습관이 몸에 배듯이 욕망을 느끼는 주기가 여자 생리주기에 맞게 되어 하필이면 배란기에 욕망을 느껴 곤란한 경우는 별로 생기지 않게 된다. 그런 단계에 이르면 굳이 금욕이란 단어는 필요 없는 것이다. 얼마나 신비한 현상인가.

연애를 할 때는 자주 만나면서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허나 결혼을 하고 살을 부딪고 살다 보면 새롭기는커녕 속살이 닿아도 전율도 안 오고 감정이 무디어진다. 삶을 살면서 습관과 타성이 생긴 까닭이다. 약간의 긴장은 삶에 탄력을 준다. 연애할 때처럼 긴장이 있는 삶을 살려면 긴장이라는 감정을 키워야 한다. 긴장이라는 건 마음을 놓고 있을 때는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살짝 열고 있어야 한다. 흔한 말로 깨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이상스럽게도 쾌감을 많이 느끼는 것에 쉽게 싫증을 내는 성질이 있다. 성생활에 알맞은 긴장을 주어야 부부생활에 탄력이 생기고 사랑의 기상대에 변덕스러운 기압이 형성되지 않는다. 사랑을 하기 전의 충분한 애무는 사랑의 기쁨을 깊게 만든다. 기초체온 관찰법은 따뜻해진 아내를 살짝 안기만 하여 욕망을 천천히 키우다가 체온이 다시 정상이 된 날에 사랑을 최고조에 달하도록 만드는 애무와 같은 것이다.

며칠 간 기다림을 배양하다 만나는 사람, 차곡차곡 접어 두었던 그리움이 두툼해졌을 때 만나는 사람, 애가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다가 재회한 사람. 기초체온 관찰법은 그런 만남처럼 사랑을 절정으로 인도하는 낭만적인 피임법이다. 남편을 따뜻하게 데웠다가 기쁨으로 이끄는 센스 있는 여자가 돼 보자. 기초체온 관찰법의 집에서 만나 보는 사람은 바로 그런 여자인 것이다.

월경주기 관찰법

낭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며 꿈을 꾸던 때가 생각난다. 여름밤, 쏟아져 내릴 듯한 별을 보며 그것이 다 나의 꿈인 것처럼 착각하던 때가 있었다. 여자라서 그랬을까, 낮을 밝히는 태양보다는 밤하늘을 비추는 고고한 달에 마음이 끌렸다. 하늘에 있는 별과 달과 태양.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가면서 서로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헌데 이따금 일식 현상이 일어나 해와 달과 지구가 꼭 겹쳐질 때가 있다. 태양의 품안에 달이 안겨 반지 모양으로 보일 때도 있고, 완전히 겹쳐 그 순간 깜깜해지는 때도 있다. 손바닥이 마주치듯이 부딪치는 것은 아니나 우리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각각 따로 생존하다가 어느 순간 만나면 수정란이 되어 하나의 생명체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건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피임을 철저히 해도 자연의 순리대로, 신의 뜻대로 생명으로 빚어지면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수년에 한 번 일어나는 현상에 우리 눈길이 끌리는 것처럼 수많은 정자 중의 어느 하나와 난자가 만나 빚어진 생명은 우리 마음을 잡아끄는 정말 신비한 존재이다. 은하수 중 가장 빛나는 별 하나, 고고한 달을 스치는 샛별의 반짝이는 신비함처럼 말이다.

달은 항상 둥근 채인데 지구의 그림자로 인해 초승달이 되었다가 그믐달이 되었다 반복을 한다. 그 주기가 여자의 생리 주기와 같다. 달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보름달일 때, 그 며칠만 사랑을 유보하면 임신을 피할 수 있다. 그때를 살펴 사랑을 유보하는 방법이 바로 월경 주기법이다. 금욕이라 하면 우선 부담을 갖기 쉬운데 사실 배란기는 일 주일에서 길어야 한 열흘 정도이다. 현대인의 생활은 매우 바빠 성생활의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굳이 금욕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배란기가 지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다 실수를 하여 원치 않는 임신이 되었다 해도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려면 그보다 더 심각하고 절실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우린 인간이기에 생명을 소중히 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가장 절실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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